사진에 관한 이야기, 그 두 번째! 2023.03.04 - 세 번째 편지
📸 찰칵찰칵 사진 촬영 - 2편 📸
사진의 꽃은 보정이 아닐까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벌써 세 번째 편지를 작성하고 있는 다홍입니다. 지난번 장문의 편지에 비해 다소 내용이 길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에요. 요즘들어 회사 일이 바쁜 탓에 마음 놓고 쉬는 날이 별로 없답니다. 종종 근무 시간에 보드게임을 할 만한 여유는 있지만요. 3월 중으로 텀블벅이라는 플랫폼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할 예정이라, 아마 SNS 계정에도 자주 홍보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편지에서 직접 언급하면서 홍보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이 다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오늘의 주제는 바로 '사진 보정'입니다. 지난번에는 사진 촬영에 대해 다뤘죠. 보정도 촬영 만큼이나 사진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정만 잘해도 무척 맛있어 보이는 음식 사진이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만들 수 있어요. 제가 처음으로 보정을 해본 사진은 친구의 코스프레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을 지금 보면, 너무 빨갛고 창백하고 대비만 강하게 보정해놓은 게 보일 것 같아요. 그땐 그렇게 보정해야 눈에 찼거든요. 지금은 정도껏 조절하는 법을 익혔다고나 할까요. 그 이후에는 사진 촬영과 마찬가지로, 보정 기술도 회사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익혔습니다. 라이트룸이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써봤어요.
라이트룸은 어도비의 사진 보정 전용 프로그램입니다. 포토샵이랑은 조금 달라요. 라이트룸에서 1차로 밝기와 색감, 화이트밸런스, 수직수평을 맞추는 보정을 마치고, 포토샵으로 넘어가서 2차로 세부적인 부분을 만져주는 것이 보통의 과정입니다. 자, 사진 보정이 왜 필요한지는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사진은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직접 촬영하고 보정했던 제품 사진입니다. (화장품 회사를 다녔던 건 아니고요, 화장품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다가 제품 사진 촬영도 했었답니다. 혹시 몰라서 회사 로고는 슬쩍 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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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확 다르지 않나요? 일단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채도를 좀 낮춰서 누런 느낌을 없앴고, 병 모양이나 수직 수평도 좀 만졌던 기억이 납니다. 배경은 아예 따로 보정해서 만들고, 제품 누끼를 따서 그림자와 함께 얹은 사진이에요. 펜툴로 누끼 따느라 죽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면 좀 뿌듯하네요. 하필이면 조명등이라거나 주변 물건이 그대로 반사되는 유리병을 찍느라, 작은 스튜디오 박스에 종이를 덕지덕지 붙이는 등 고생을 했어요. 아무튼, 보정하기 전과 후가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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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이번 독서 모임에서 찍은 사진인데,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 보이시나요? 마치 유리창을 닦은 것처럼 다르죠? 안경을 닦아서 쓴 것처럼 선명하고 화사해지지 않나요? 여러분도 간단한 보정 원리만 알게 되시면, 이 정도는 핸드폰으로 휘뚜루마뚜루 할 수 있답니다. 아쉽게도 제가 쓰는 어도비 라이트룸은 유료 구독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 사용하시려면 달마다 돈을 내셔야 해요. 그래도 라이트룸과 포토샵을 세트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있기도 하고, 학생이시라면 학생 할인도 가능하니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사진을 보정해봅시다!
with. 어도비 라이트룸
보기 쉽게 모바일 버전으로 준비해보았습니다. 응용하기도 좋고요. 어차피 요즘에 다들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데, 핸드폰으로 보정하는 걸 보여드리면 좋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음식 사진을 보정했기 때문에 대비를 올리고 따뜻한 색감으로 채도를 올렸어요. 사진마다 보정하는 방법과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니, 제가 하는 건 그냥 참고하셔서 연습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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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밝기 조절
밝기 조절에는 노출, 대비,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 흰색 계열과 검정 계열이 있습니다. 노출을 올리면 빛이 많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밝아지고, 대비를 올리면 대비가 올라가고.. 그렇습니다. 쌀로 밥을 짓는 소리를 하는 것 같네요. 여기서 중요한 건, 무조건 흰색 계열이나 대비를 올린다고 보기 좋은 사진이 되는 건 아니라는 점 입니다. 하얗게 날아간 부분이 있으면 좋지 않거든요. 사진에 빛이 고르게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저는 실내 조명 아래에서 찍은 음식 사진이다보니, 대비를 좀 많이 준 편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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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2. 효과
디헤이즈는 헤이즈 (haze)를 없앤다는 뜻인데, haze의 사전적 의미는 '연무, 실안개, 희부연 것'입니다. 한 마디로 사진이 선명해지는 효과를 주는 것이죠.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드리는 팁이 있다면, 밝기 조절에 있는 대비 보다는 부분 대비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답니다. 저는 대부분 대비를 주는 사진을 좋아하긴 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진도 예쁜 사진이 많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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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3. 색상
사진에서 밝기와 함께 중요한 색상입니다. 밝기, 대비, 색상 조절하면 사진 보정 끝이죠. 색온도와 색조를 조절하면 소위 '오줌 필터'라고 불리는 사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의 채도를 올리는 것보다 생동감을 올리는 게 자연스럽더라고요. 생동감이 정확히 어떤 수치를 어떻게 올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라이트룸이 알아서 잘(?) 보정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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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사진 보정엔 리퀴파이(픽셀유동화)를 사용해보자
with. 어도비 포토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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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사진 보정엔 두 가지 핵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피부 보정과 리퀴파이(픽셀유동화) 입니다. 네! 저희가 일상에서 보는 상업 사진들은 모두 현란한 보정을 거친 결과물입니다. 아무리 피부가 좋은 연예인이라도 보정 없이는 커다란 전광판에 얼굴이 실리지 못할 거예요. 그런데, 이번 편지에서는 피부 보정이 아닌 리퀴파이를 다루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피부 보정을 잘 못하기 때문이에요. (당당!) 그리고 저는 피부도 피부지만 형태적으로 보정을 해야 하는 사진이 많았던 터라.. 리퀴파이를 애용했답니다. 고칠 부분이 워낙 많아서요, 하하..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요즘엔 포토샵에서 자동으로 얼굴 인식도 해서, 눈 크기도 늘리고 이마랑 얼굴 면적도 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만지다보면 어딘가 이상한 사진이 되어버리니까 자연스러운 터치가 중요합니다. 사람은 만화캐릭터가 될 수 없더라고요..
여기까지 사진 보정에 관해서 소개해보았습니다! 음, 사실 저도 보정을 잘 하는 편은 아녜요. 회사에서 월급 받고 한 거라고 하니까 오히려 못하는 편에 속할 수도.. 그렇지만, 적어도 이 편지는 취미를 소개하는 편지니까요. 제가 아는 한에서 가볍게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야 마감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벌써부터 마감의 압박을 느껴서 어쩌죠? 다음 편지에서는 제가 제일 자신 없는(ㅋㅋ) 분야인, 사진 구도! 에 대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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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취미 일지 📖
지난 2주간 즐겼던 일들을 살짝 공유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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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에서 슬램덩크 한 사발 🏀
슬램덩크 극장판이 개봉하자, 제 트위터 타임라인에도 슬램덩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다들 정대만을 좋아하더라고요. 저도 동생을 따라 슬램덩크를 봤는데, 생각보다 무척 재밌어서 원작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단골 삼았다는 만화방에 가서 15권까지 독파했어요. 벌툰 같은 만화 카페가 아닌, 정말 아저씨들이 무협소설 읽으러 가는 24시 영업 만화방이었답니다. 카드 안 받고 현금 결제만 가능해서 계좌이체 했어요. 5시간에 6천원이었나? 야무지게 라면도 주문해서 먹고, 과자도 까먹으면서 5시간동안 만화만 보니까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영등포 '수 만화카페'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동생이 TV판 애니메이션을 보여줬을 때는 정대만한테 있던 정도 떨어질 뻔했는데, 원작 만화에서는 애정이 가더라고요. 애니메이션보다 박진감 넘치는 원작 만화책을 추천합니다! 주인공인 강백호가 부쩍부쩍 성장하는 맛이 있고, 다른 학교 경기도 재밌더라고요. |
면세점에서 구매한 로얄 살루트 시음기 🥃
(사진을 세로로 찍어두었더니 크롭이 엉망..) 지난번 오사카 여행을 마치고, 공항 면세점에서 로얄 살루트를 사왔답니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부탁해서 말이죠. 싱글 몰트가 아닌 블렌디드 위스키 중 나름대로 높은 가격이 돋보이는 브랜드라 궁금했던 위스키였습니다. 흔히 뇌물로 주고 받았다는 이야기도 알려져 있고, 찬장에 모셔둔 아빠의 비싼 술이라는 이미지도 있죠. 저는 면세점에서 18만원 정도에 구매했던 것 같아요. 병이 참 예쁜데,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내용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돈이 많으면 그런 거 신경 안 쓴다는 걸까요? 조금 킹받습니다. 음, 사실 비교 시음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맛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 입에는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달고, 스모키한 느낌이었습니다. 균형이 잘 잡혀있다는 평이 많더라고요. 초콜릿이랑 잘 어울렸어요. 저는 그냥 적당한 가격대의 싱글몰트를 마시는 게 괜찮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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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 북클럽 2기는 순항 중 📚
저는 비영리단체인 한국퀴어문학종합플랫폼 무지개책갈피에 활동가로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활동을 시작했으니,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그새 포럼도 열고, 팟캐스트도 하고, 그러다 작년 하반기부터 '무책 북클럽'이라는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책 한 권을 읽고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모임인데요. 올해 상반기에는 2기를 진행하는데, 퀴어문학 중에서도 그래픽노블을 읽는 테마입니다. 지난 주에 있었던 모임에서는 다채롬 작가님의 '다채로운 일상'을 다같이 읽었어요. 작가님이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 겪은 자전적인 일들이 따뜻한 그림으로 담겨있는데, 힘든 경험이 있었음에도 희망이 차오르는 이야기를 전하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멋지고 좋은 책이었어요. 여러분에게도 추천드립니다! 다들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시야가 넓어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을듯 합니다. |
사운드 호라이즌 덕질 15년차 🎸
제가 좋아해본 것들 중 가장 "오타쿠 스러운 것"을 꼽아보자면, '사운드 호라이즌'이라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ost를 작사/작곡한 '링크드 호라이즌'도 동일한 인물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참 요상한 음악을 하는,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갖고 있어서 벌써 15년째 좋아하는 중입니다. 이번 오사카 여행에서 앨범을 하나 운 좋게 사왔어요. 어렸을 때 좋아했던 탓에 한정판 앨범은 하나도 가져보지 못했네요. 사운드 호라이즌의 매력은 노래에 담긴 서사와 웅장함이라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보면 게임 음악 같기도 합니다. 'Moira(모이라)'나 'Marchen(메르헨)'과 같은 앨범은 서사가 또렷해서 추천드려요. 사실 저도 '중2중2'한 감성을 졸업하고 고등학생 때부터 관심이 흐려졌는데, 21살땐가? 라섹수술 직후 눈을 못 뜨던 시기를 계기로 다시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소리만 들리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팟캐스트는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잘 놓치고 지루하더라고요. 고자극 음악 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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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해요! 이 작품 🎬
좋아하는 책, 혹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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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마녀배달부 키키〉 (2007)
누구에게나 슬럼프에 빠지는 시기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던 분야일수록, 슬럼프가 찾아오는 것이 힘겹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시를 쓰면서 그런 시기를 자주 겪었습니다. 그도 그럴 게, 다른 분야는 "더 잘해야 한다" 라는 압박이 별로 없었거든요. 아무래도 전공으로 삼은 것이어서 그런지 늘 그런 부담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시를 써야 하는데 안 쓰고 있다" 라는 찜찜한 기분이 있어요. 그런데도 제대로 자리에 앉아서 시를 쓰지 않은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하하. 그래도 다시 쓸 거라는 생각은 있습니다. 뭘 믿는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영영 다시 쓰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어느 순간 없어지더라고요. 마녀배달부 키키는 아마 그 불안이 조금 남아있었을 시기에 처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엄청 위로가 되었거든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땐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어보고, 요리를 해보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주인공인 키키가 집을 떠나 항구 마을에서 '홀로 서기'에 도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마음이 '찰랑찰랑' 하게 되는 작품이에요. 새로운 봄을 맞아 감상하기에 참 좋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새 학기, 새 출발을 시작하느라 마음이 바쁘고 설레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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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제가 세 번째 편지로 준비한 내용이었습니다. 재밌게 읽으셨기를 바라요. 생각보다 2주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더라고요. 바빠서 그런 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무래도 주말에 일정을 많이 잡은 탓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편지를 보낼 수 있어 기뻐요!
이번 편지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 버튼은 구독자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네이버 폼으로 연결됩니다. 정정이 필요한 내용이 있다거나,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거나, 소개하고 싶은 본인의 취미가 있다면 언제든 남겨 주세요.
그럼, 다음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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